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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대학에서 일반대학으로 ‘변신’…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이유 있는 변화 일본에는 동경공업대학, 러시아에는 바우만공대, ‘한국에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총장 남궁근, 이하 ‘서울과기대’)는 지난해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전환된 서울 유일의 종합국립대다. 하지만 이 사실을 제대로 아는 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서울과기대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여전히 산업대학이던 시절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남궁근 총장은 이를 ‘변화’시키고자 지난 2년간 무척 바쁘게 지내왔다. 지난 2011년 10월, 총장으로 취임한 그는 오랜 기간 서울과기대 행정학과 교수로 교편을 잡아온 만큼 취임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20년 만에 교내 인사가 총장으로 선출된 것에 이어 일반대학 전환에 따른 체제정비로 교내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3월 1일, 서울과기대가 산업대학에서 일반대학으로 변신하던 당시를 회상하며 “이는 우리 대학 103년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변화”라며 “일반대 전환의 밑그림은 이미 4~5년 전부터 그렸었지만 실제로 전환되고 나니 감회가 무척 새롭다”고 전했다. ‘준비된 자가 성공한다’고 했던가.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만큼 서울과기대는 일반대 전환 직후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왔다. 산학협력선도대학(LINC)로 선정된 것에 이어 공학교육혁신 거점센터 선정, 5년 연속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 입학사정관제 우수대학 선정 등 주요 정부재정지원 사업에 선정되며 그 역할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는 “100년이 넘은 역사를 품고 우리나라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만큼 지금껏 축적된 역량이 토대가 된 것 같다”며 “산업대학의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노력해온 구성원들에게 공을 돌린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우리 민족 역사상 가장 파란이 많았던 지난 1세기 동안 10만명에 가까운 졸업생을 배출하며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대학’의 역할에 충실했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일반대학으로 전환되면서 ‘제2의 개교’를 선포했지만 남궁 총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21세기 글로벌 지식정보사회에 걸맞은 고급과학기술인재를 키워나가겠다”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등록금 줄이고 장학금 늘리고…학생 만족도 UP 최근 몇 년간 대학을 둘러싼 가장 큰 사회적 이슈는 ‘반값등록금’일 것이다. 학부모와 정부의 반값등록금 요구가 대학사회를 크게 강타하면서 반값등록금이 대학 내 가장 큰 정책문제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과기대는 국립대학으로써 모범을 보이기 위해 지난해 등록금을 전년도 대비 6.6% 인하했다. 같은 기간 장학금 예산은 15억원 늘렸다. 이에 따른 재학생들의 체감 등록금 인하율은 약 9.3%에 이르렀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서울과기대는 올해 추가로 1%의 등록금을 더 인하했고 5억원의 장학금을 추가했다. 그래서인지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애교심과 자부심은 한층 높아졌다. 그리고 이러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4년 연속 전국 1위에 빛나는 ‘취업률’로 여실히 드러났다. 서울과기대 졸업생의 취업률은 전국 대형대학들 중 단연 1위다. 지난 2011년에 서울과기대가 기록한 취업률은 72.3%였으며, 지난해에는 71.5%였다. 기업과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학생을 양성하는 서울과기대만의 노하우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기자가 이에 대해 묻자 남궁 총장은 4가지로 요약해 설명했다. 그것은 ▲다양한 산학협력 ▲취업지원부서 종합인력개발센터 운영 ▲전공심화 능력 배양 ▲학생들을 위한 진로 및 심리상담 등이다. “우리 대학은 1200여개의 국내·외기업과 산학협의회, 가족회사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회사들과 다양한 산학협력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대학의 취업지원부서인 종합인력개발센터를 확대 개편해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단계별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학년을 위해서는 진로설계과목을 필수교과목으로 운영하고, 고학년을 위해서는 직무적성검사 훈련이나 중견기업 취업박람회, 청년직장체험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취업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에서는 전공지식 내에서 주어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고 있기도 합니다. 학생들이 각종 경쟁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내는 바탕에 이러한 노력이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고민하는 경제적 여건, 학업, 취업 등과 관련한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는 진로 및 심리상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느끼고 있는 심리적 부담을 함께 나누며 그들이 학교에서 ‘힐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국내 10위, 세계 300위를 향해…취약부문 국제화에 집중 투자할 것 남궁 총장은 취임 당시 ‘오는 2020년까지 서울과기대를 국내 10위, 아시아 50위, 세계 300위 안에 드는 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대학 재정 축소와 치열한 대학간 경쟁 속에서 이를 실천하려면 부단한 노력이 수반돼야할 터. 이에 그는 “대외적 위상을 강화하고 연구 및 교육부문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서울과기대는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종합 32위를 차지하는 결과를 얻었다.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이러한 결과를 두고 그는 “이러한 평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우리 스스로가 가진 잠재력과 역량을 많이 알려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교수와 교직원, 학과 및 행정부서에 대한 평가시스템을 새로이 구축했으며 올해부터 이 시스템을 평가척도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교수진의 연구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서울과기대의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게재수는 12위, 교수당 국제학술지피인용수는 25위로 상위에 랭크돼있는 상태다. 하지만 그는 “교수진들이 가진 연구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며 “이를 한층 더 끌어내기 위해 학교 차원의 공격적 지원책을 찾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수 연구 인력이 육성될 수 있도록 연구역량강화에 꼭 필요한 일반대학원 박사과정을 신설하는 것과 산학협력 연구동 예산 확보를 통해 융합적인 연구역량을 집약시킬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그의 향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미 갖춰진 평가시스템에 기초한 지원정책을 바탕으로 서울과기대를 응용과학기술 선도대학으로 성장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이어 “특히 올해에는 지난 14년간 진행된 BK사업의 후속사업이 시작되는 만큼 서울과기대가 BK사업에 동참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학교의 ‘실용교육’과 ‘국제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지금까지 가장 취약한 분야로 손꼽혔던 국제화를 추진해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최고의 리더를 배출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소신이다. 이를 위해 영어강좌와 해외프로그램, 외국학생 유치 등에 집중하면서 해외 유수대학들과 학점교류를 포함한 각종 협력프로그램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대학 가운데 최초로 도입한 캡스톤디자인 프로그램과 현장실습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6개월 또는 1년간 장기 인턴프로그램인 코업-프로그램을 시작해 현장에서 요구하는 산학협력 교육이 가능토록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그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교육받고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900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와 기숙형 고시원 신축, 운동장 시설 개선, 노후건물 리모델링 등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국립과학기술대학 필요해…서울과학기술대학교가 적격 그가 이렇게 학교의 대내외적인 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정부의 도움 없이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국립대학인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데 현실은 그의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일례로 그가 국비 예산을 지원받기 위해 국회 교과위 소속 의원들을 찾았을 때 대부분의 의원들이 서울과기대가 국립대인 사실조차 몰랐다고 한다. 그의 답답한 속내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는 “서울과기대를 국립 ‘과학기술특성화대학교’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해외 대학들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외국에서는 국가에서 일반국립대학과 국립과학기술대학을 동시에 육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의 동경대와 동경공업대, 홍콩의 홍콩대와 홍콩과기대, 러시아의 모스크바국립대와 바우만공대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에 따라 서울과기대도 과학기술분야를 중심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서울과기대가 가지고 있는 강점 분야를 로보틱스, 나노 및 IT, 친환경공학, 디자인 분야로 꼽으며 이를 특성화분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을 피력했다. 그는 “향후 산학협력과 연구역량을 결집하면서 이를 교육과 연계시키는 이른바 ‘산학협력에 기초한 교육‧연구체계 구축’이라는 특성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영주 기자 nyj0630@weeklydonghang.com ▲ 남궁근 총장 -1954년 1월 30일 출생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피츠버그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제19회 행정고시 합격 -경상대 행정학과 교수 -한국행정학회 회장 -美 버클리대 방문교수 -벨기에 루뱅대학 방문교수 -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과 교수 -감사연구원 자문위원장 -現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총장 -교육과학기술부 고등교육정책자문위원 -한국장학재단 삼성기부금운영위원 -미국 피츠버그대 총동문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