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겨울, 서울과학기술대학교(서울과기대) 교내에는 '학생인권위원회 설립추진위' (이하 '학추위')라는 단체가 활동했고, 올해 상반기 '전체 학생 대표자 회의' (이하 '전학대회')에서 정식 기구인 '학생인권위원회'(이하 '학인위')로 이어졌다. 학생인권위원회의 위원장(문단비, 문예창작학과 15)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학생인권위원회는 이번 해에 새로 설립됐는데, 어떤 필요성 때문에 설립된 단체인가요?
학생회칙 상 학생인권위원회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2017년입니다. 당시에는 몇몇 단위에서 발생한 인권침해문제를 전문적으로 대응 및 해결하고, 학내 인권감수성을 제고하기 위해 학인위의 설립이 논의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학인위는 2018년 10월 학생인권위원회 설립 추진위로 시작하여 올해 상반기 전학대회에서 정식 기구로 발족했습니다. 저희는 인간으로서, 그리고 서울과기대의 학생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인권에 대한 인식개선과 학생사회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에 대한 연대를 위해, 그리고 인권을 단순한 사상적 개념을 넘어 실천적인 의미로 확장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 학생인권위원회의 로고
Q. 게시물 줄 영어로 작성된 부분은 교내 외국인 학생을 위한 것 같은데, 학인위는 어떤 집단을 대상으로 상정하고 활동하나요?
외국인 학생을 위한 영어 공지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단위에서 언어장벽이 있는 외국인 학생을 위한 별도의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시작된 사업입니다. 신입위원 모집, 설문조사 등 주요 사업의 경우 되도록 영어공지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인위는 학내·외의 다양한 인권의제를 다루는 단체입니다. 따라서 매우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활동을 전개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학내에서 소수자로 인식되는 학생, 학생 중에서도 다양한 이유로 차별받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거나 이들을 가시화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수자성은 입체적이며, 교차성을 띠고 있습니다. 이에 특정 의제에만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의제를 다루기 위해 여러 사업을 계획 중입니다.
Q. '모든 소수자/비소수자 여러분'이라는 인사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 인사말을 사용하는 이유가 있나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모든'이나 '여러분'이라는 단어를 조금 비틀어보고자 했습니다. '모든'과 '여러분'이라는 말은 으레 쓰이는 단어이지만, 사실 정말로 '모두'를 지칭한다고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 안녕하세요."로 시작하는 간식행사 안내 게시글이 게시됐을 때, 해당 간식사업에 비건식이 구비되어있지 않다면 이는 정말로 모두를 위한 행사는 아닐 겁니다. 이에, '모든'이라는 거대한 단어 속에서, 존중받지 못한 채 존재가 지워져가는 소수자의 존재를 가시화하고자 해당 인사말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Q. 학인위의 대표적인 활동들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학추위 설립 직후 진행했던 '학생자치회 인권감수성 질의사업'과 '비건 간식행사', 올 상반기, 장애인의 날에 맞춰 열린 '배리어프리 영화제', 11월 6~7일에 진행한 '모두의 영화제' 등이 있습니다.
▲ 지난 4월에 진행된 베리어프리 영화제
▲모두의 영화제
Q. 학인위의 소식은 어디서 접할 수 있나요?학인위는 현재 공식 소통채널로 페이스북 페이지, 인스타그램, 에브리타임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당 채널을 구독하시면 학인위의 소식을 접하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행사를 진행할 때는 학내 게시판에 포스터·현수막 등의 홍보물을 게시하기도 합니다.
Q. 앞으로 학인위는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활동할 예정인가요?학인위의 행사인 '모두의 영화제' 기조문에서는 인권 의제들이 "학교 밖 사회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학우들의 곁에 실재하는, 결코 잊거나 미뤄둘 수 없는 의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학인위는 지속적인 온·오프라인 사업 진행, 캠페인, 인권침해 사건 대응을 통해 '인권'과 '소수자'라는 개념을 학교 안으로, 학우들의 곁으로 이끌어오고자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학내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인권'이라는 개념은 헌법에나 존재하는, 아주 아득한 개념으로 느껴지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인간으로 존재하는 데에는 언제나 '인권'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어떤 부당한 이유로든 차별을 겪지 않을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학인위는 학우 여러분들을 위해 언제나 노력하겠습니다. 학인위가 진행할 다양한 사업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취재 및 작성: 홍보기자 권세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