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기술대학교 前학생회장인 정재홍(건설시스템공학과 13학번)이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킨텍스에서 진행된 KOFURN(한국국제가구 및 인테리어산업대전, 이하 코펀)에서 '2019 대한민국 가구디자인 공모전' 부문에서 산업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수상한 'MARU+'는 좁은 방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영하며 사용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필요한 기능과 모듈을 추가하여 만드는 '반 평의 복층 공간'이다.

정재홍 동문을 만나 창업과 수상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학생회장으로 활동했던 기간 동안의 일화 등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MARU+


▲정재홍 前학생회장

 

Q. 최근 창업에 성공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시는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성공'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부담스럽습니다. 그저 이제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는 걸음마 단계 정도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동업하고 있는 파트너와 함께 몇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제가 담당하는 주 업무는 무역입니다. 생산 본사와 기업 간의 전문적인 B2B거래를 이어주는 에이전시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산업용 유리, 스테인리스, 철제 주물 및 주조품, 산업용 알루미늄, 산업용 가스, 건설자재 등을 취급하고 있고 추후 수입뿐만 아니라 국내의 무명유실한 제품을 수출하며 홍보의 창구가 되고 싶습니다.

또한 함께 동업 중인 파트너와 공간활용 가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1인 가구를 위한 나만의 공간'이라는 키워드로 가구를 개발하여 제작하고 있고, 사업성을 인정받아 여러 차례 정부지원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 중 첫 제품이 12월에 시판계획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지금 진행 중인 무역과 연계하여 중국의 이우시장이나 온라인쇼핑몰(타오바오/알리바바)에서 제품 소싱 후 생활유통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창업과정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비전은 역량 있는 브랜드 담당자와 함께 크고 작은 브랜드빌더형 기업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일정 이상의 도약기가 온다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브랜드 기업을 모아 국내 제조업과 상생하여 가치 창출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Q.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사실 어려서부터 CEO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막연한 동경과 꿈이었지만, 당시의 그 어린 생각을 그대로 갖고 점차 키워오면서 지금의 제 성격이 형성된 것 같습니다. CEO가 되는 법은 모르지만 적어도 CEO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도전하거나 새로운 모험을 찾는 것을 즐겼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되고 창업에 대한 꿈도 조금씩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에 와서 창업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주변에 알리다보니 여러 선배님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었고 그 중에서도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라'는 말이 많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렇기에 사람을 좋아하는 일에 집중해보고 싶었습니다.

항상 사람과의 만남에 있어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든 도움이 되고 무언가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했습니다.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일도 결국 사람과 사람을 잇고 나아가 수요자와 공급자를 만드는 일입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어진 창업이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돕고 더욱 더 그 영향력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이제는 마냥 막연하지만은 않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Q. 창업을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2년이란 시간동안 창업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재미있고 감명 받았던 또는 정말 힘들고 지쳤던 많은 상황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많은 에피소드 중 지극히 평범했던 밤을 새어가며 회의를 했던 기억들, 오랜 시간동안 함께 고생해준 우리 팀원들이 먼저 생각납니다.

저희는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사무실의 모습과는 다르게 작은 공간에 책상 하나, 그리고 우리가 직접 제작한 가구들을 배치했고 벽에는 그동안 디자인 해왔던 사진들과 회의내용 및 목표가 적혀진 화이트보드만을 놓고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우리와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혼자 살고 있는 1인 가구 청년들의 공간에, 멋진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그 공간에서만큼은 청년들이 만족스런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으로 아이템을 구상했습니다. '우리들은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싶은가?'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매일같이 밤을 새며 아이디어를 모았고 서로의 공통된 가치관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사실 제 3자가 보기엔 배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듯한 헛된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공통된 목표와 가치관을 갖게 된 현재는 사소한 일로도 하룻밤을 새며 논쟁했던 시간들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킨텍스에서 진행된 KOFURN(한국국제가구 및 인테리어산업대전, 이하 코펀)에서 산업자원장관부상을 수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수상작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가구 브랜드 스타트업을 준비하면서의 저희의 첫 각오는 ‘첫 제품은 팀원 중 한명이라도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우리는 출시하지 않는다’ 였습니다. 어설프게 창업을 시작하고 싶지 않았고, 팀원 모두가 필드에서 계속해서 배워 나가면서 앞으로의 창업과정을 보다 단단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2년 간 수 십번 제품을 만들고 또 부수며 긴 준비기간을 보냈습니다. 괜찮은 아이디어를 내고 디자인을 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가장 힘든 부분은 그 디자인을 실물로 구현해내는 작업이었습니다. 실제 사용할 때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 오랜 기간 사용하더라도 내구성에 문제가 없을 것, 물류배송을 위해 가장 적절한 크기와 무게, 무엇보다 제품의 구성 유닛을 박스 규격에 맞게 제작한다는 것, 그 모든 것을 반영함에도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 설계를 하는 것 등, 처음 시작하는 저희에게 그 어느 하나도 쉽지 않았습니다. 최종 시제품이 나왔을 무렵, 대한민국 가구디자인 공모전 포스터를 보게 되었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제품에 대한 준비를 오래 전부터 해왔기에 좋은 결과를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공모전에 출품한 저희 제품은 ‘나만의 복층 공간’이라는 키워드로 시작하여 슬라이딩침대 위의 마루 공간을 다양한 모듈로 꾸며 만드는 복합 가구입니다. D.I.Y. 조립식 가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출품자들이 심사장이나 전시장으로 완제품을 간단히 배송하면 되었던 반면에, 저희는 매번 옮겨지는 장소에 직접 가서 모든 자재를 펼쳐놓고 눈치를 보며 30분~1시간씩 조립과 해체를 반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이를 흥미롭게 지켜보던 심사위원분들의 관심을 끈 부분이 점수에도 반영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지난 KOFURN 수상작 전시는 잠재적인 고객을 만나 다양한 피드백을 들어보고 싶었던 것이 목표였고, 그 4일의 전시 기간은 저희에게 소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저희에게 이 가구는 오랜 기간 다양한 상황에서 동고동락한 매우 애착이 가는 가구입니다. 12월에 베타 출시를 앞두고 있는 지금, 소비자들에게도 그러한 가치를 전해주는 가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코펀 전시 당시 풍경

 

Q.우리 대학의 학생회장으로 활동한 기간 중에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임기 동안 많은 일화가 있었지만, 그중 단연 가장 기억에 남고 힘들었던 순간은 2018년 대동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4월, 한창 축제를 준비해야 할 시기에 교통사고로 인해 2주간 입원하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총학생회장이 부재인 상태로 축제 준비를 하게 되었고, 집행부가 정말 고생을 했습니다. 그런데, 축제 2주 전에 갑작스럽게 교육부로부터 주류판매금지 공문이 내려왔고, 이 처분이 축제 전반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축제 당일에는 기록적인 폭우로 첫날 프로그램을 붕어방에서 체육관으로 급히 이전해 실시하게 되었고, 각 단과대학 학생회들이 준비했던 주점 천막을 모두 철거해야했으며 야외무대 운영이 1시간 정도 중단되는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우천 시 대책을 미리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더욱 심각한 기상상황을 겪으니 매우 혼란스러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행히 마지막 날에는 비가 그쳐 준비했던 콘텐츠를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었지만 저희 총학생회 중앙집행국 모두가 2월부터 열심히 준비했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세상에는 준비를 함에도 변수의 변수를 넘어서는 일들도 존재할 수 있어 그 이상을 대비해도 모자람을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기억에 남는 일화로, 연장임기 중에 ‘대학협력형 행복주택(이하 행복주택)’ 건립을 위한 사업을 진행했던 일입니다. 지난해 6월 총학생회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된 지방선거 대응을 위해 우리대학에서 노원구청장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개최하였고 공개질의를 한 이후로 행복주택 건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습니다.

▲대학협력형 행복주택 관련 기자회견 및 주민설명회

올해 1~2월 연장임기 당시에는 학생회 중앙집행국이 임기가 모두 종료된 후여서 총학생회장단 2인만이 업무를 수행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집행력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원경찰서에 찾아가 집회신고를 하고 구청 앞에서 단식투쟁을 기획했으며 이후 노원구청장과의 면담과 공릉동인근 상권 주민들을 직접 만나고 기숙사문제를 알리기 위해 인터뷰하고 다녔던 기억들이 아직 생생합니다.

결국 올해 1월 28일, 기자회견 및 공릉동 주민설명회를 진행하고 주민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대학의 사정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반대의견도 많았지만 설명회 이후 학생들의 어려운 사정을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던 덕에 무사히 설명회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때가 총학생회 임기 중 학생권리를 위해 가장 열심히 노력 했던 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만큼 총학생회장으로서의 성취감과 보람도 매우 컸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제 곧 행복주택이 착공된다는 소식을 듣고 그 때의 일들이 다시 한 번 더 생각이 나는 것 같습니다.

두 개의 일화로 압축해서 말씀드렸지만,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저뿐만 아니라 총학생회 중앙집행국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해준 덕분에 아쉽기도, 즐겁기도 한 기억들을 만들어갈 수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Q. 학생회장으로 활동했던 경력이 수상이나 창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우선 총학생회장이란 직책은 저에게 있어 늘 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전공수업에서 전공지식을 배운다면 학생회에서는 학생회란 작은 사회 속에서의 다양한 인간관계, 이슈마다 쏟아지는 의제에 대한 고민과 토론,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위한 기획과 그 속에서의 과정 등, 학생신분으로 경험하기 힘든 일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혼자 생각에 잠기는 시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의 행동과 결정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한 고민과 고찰들을 오랜 시간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이러한 경험들 덕에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서의 추진력과 과감한 결단력, 구성원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합의점을 찾으며 중재했던 경험들,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 그리고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설 수 있는 자신감 등 많은 것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회장 당선 기념촬영

그리고 학생회장이라는 직책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많습니다.

교내로는 다양한 학생들부터 관계되는 교직원분들까지, 교외로는 타 대학 학생들과 정치인사들, 동문회선배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대화하고 배울 수 있었던 것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 가르침을 얻고싶어하는 저에게 있어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Q. 창업을 준비 중인 동기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마음가짐이나 창업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에 대한 진행과정, 창업 전후의 과정에서 주의할 점 등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든 일에 정해진 답이 없듯이 창업자의 환경, 성향, 아이템 등 여러 상황에 따라 마음가짐이나 준비과정이 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감히 조언을 할 만큼 잘 났다거나, 현재 저 역시도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보다는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가 배우거나 느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사람, 아이템, 자본 이 3가지는 창업의 시작에서 빠져서는 안 될 요소입니다. 하지만 창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3가지가 모두 갖춰지기도 어렵지만, 갖춘다 한들 창업을 하는 것도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막연했고, 무엇부터 해야하는지 몰랐지만 저는 우선적으로 인연과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부터 시작을 했던 것 같습니다. 조언을 구하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려 했고 그 과정에서 좋은 팀원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일은 절대로 나 혼자 할 수 없고, 함께 해야 지치지 않고 더 빨리 간다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제가 창업을 시작하면서 처음 가졌던 마음가짐은 창업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필드에서의 경험과 견문을 배우고 습득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었고, 아이템과 업종에 관계없이 창업과 일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이후에 아이템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제가 배운 점은 아이템의 기술, 차별성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아이템의 가치는 결국 소비하는 사람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템에 설득력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설득력은 방 안에서 혼자 고민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 끊임없이 의견을 물어보고 잠재적인 고객을 찾는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아이템 기획단계에서 중요했던 점은 아무리 자신의 아이템이 설득력이 없어보여도 그 아이템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창업자의 눈과 말이 빛나고 열정이 있다면, 그리고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면 주변에서 먼저 알아봐주고 설득력을 더해주고 만들어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구체화되는 과정에서는 아이템이 아니라, 그 창업자를 돕기 위한 조력자는 반드시 생기기 마련이고, 저 또한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던 것 같습니다.

우리 대학은 창업지원 1위 대학에 걸맞게 대학생 창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의 폭이 상당합니다. 또한 크게 성공한 선배 창업자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성공에 이르는 방법은 사실 저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성공을 위해 달리는 과정에서 함께 정보를 공유 할 수 있는 분들을 계속해서 많이 만나고 싶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분, 혹은 이미 창업하고 있는 분들, 그 누구든 이 글을 관심있게 봐주셨고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면 편하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인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재홍 前학생회장 e-mail: wide-ho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