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에는 지난 2016년 설립되어 2년간의 신규 동아리 단계를 거치고 2019년 정규 동아리로 승격해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동물권 동아리 '동그라미'가 있다.
교내 길고양이 배식소 운영, TNR사업 등의 활동을 꾸준히 해온 '동그라미'는 지난해까지 '서고고'(서울과기대고양이는고맙다냥)로 불리며 많은 학우의 관심을 받아왔다. '서고고'가 무슨 이유로 동아리명을 바꾸게 되었는지, '동그라미'가 그리는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 인터뷰를 기획하였다. 현 동그라미 회장 이서령 학생이 흔쾌히 응해주었으며 코로나 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다.
※ TNR사업: 길고양이 TNR은 도심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중성화 사업을 뜻한다. Trap(포획), Neuter(중성화 수술), Return(제자리 방사)의 앞 글자를 딴 말로 국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의 목적은 길고양이 개체수 증가를 막고, 안정적으로 사료와 물을 제공해 사람과 길고양이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Q. 간단한 동아리 소개를 부탁합니다.
동그라미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총장 이동훈, 이하 서울과기대) 중앙 동물권 동아리로서 교내 동물들과 구성원 모두의 행복한 공존을 지향합니다.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학우들이 모여 보다 진보된 동물권을 위해 활동합니다.
주요 활동은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활동, 교내 길고양이 급식소 운영 및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중성화사업, 교내 응급 동물 구조, 동물권 인식 개선 캠페인, 도토리 저금통 운영, 대학 연합 동물보호 활동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 구조) 등이 있습니다.

▲ 유기견 보호소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동그라미 회원들
Q. 길고양이 보호 동아리로 많은 학우들에게 알려져 있었던 서고고가 동그라미로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고고에서 동그라미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동아리의 취지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서고고 역시 동물권 동아리로서 교내 모든 생명의 아름다운 공존을 목표로 활동해왔지만, 외부적으로 비치는 모습에선 교내 길고양이의 복지를 위한 활동이 주가 되어왔습니다.
동물권 동아리보단 길고양이 보호 동아리라는 이미지가 학우들에게 강하게 심어져 있었고 서고고(서울과기대 고양이는 고맙다냥)라는 동아리 이름도 그러한 이미지를 더욱 견고히 만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시작으로 동아리명 변경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동아리 내 의견 조율 결과 고양이와 관련된 활동만을 한다는 한정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동물권 동아리로서 보다 다양하고 가치 있는 활동을 하는 발전된 동아리가 되기 위해 동아리명을 변경하자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최종 동아리명으로 선정된 '동그라미'는 비인간 동물과 인간 모두가 구분 없이 동그랗고 모여앉는 이미지를 함축하고 있으며, 원형이 갖는 부드러운 느낌을 활용하여 차별과 편견 없이 동물권을 위해 힘쓰고자 하는 우리 동아리의 목적을 나타냅니다.

▲동그라미 로고

▲ 동그라미가 제출한 동아리명 변경 사유서
Q. 동아리 명을 바꾸기 위해 내부적으로 어떤 논의가 있었으며 외부적으로 밟아야 할 절차로는 무엇이 있었나요?
동아리명을 변경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대부분의 부원이 동의하는 한편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1300명 이상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서고고의 SNS 계정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했고, 이미 학우들에게 잘 알려진 서고고라는 이름의 인지도를 포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동아리명 변경은 동아리 운영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저희는 동아리명 변경 찬반, 동아리명 선정을 포함하여 사소한 것 하나까지 익명투표를 통해 신중히 결정하였습니다.
내부 의견이 모인 후 동아리 연합회의 승인을 받기 위해 회칙에 따라 관련 내용을 담은 사유서와 동아리원 1/3 이상의 서명을 동연에 제출하였고, 1월 동아리 대표자 회의를 통해 약 90%의 찬성으로 최종 승인이 되었습니다.
▲작년 학교 축제 부스에서 판매했던 (구)서고고의 굿즈 (텀블러, 뱃지 등)
Q. 동아리명이 '동그라미'로 바뀐 후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동그라미로 바꾼 이름을 홍보하는 과정은 우리 동아리의 취지를 많은 학우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길고양이의 복지만을 위한 동아리가 아닌 모든 동물의 행복할 권리를 위해 노력하는 동아리라는 사실을 알릴 수 있게 되었고, 동아리 내부에서도 보다 폭넓은 동물권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동아리명이 변경된 후 교내 길고양이 사진이 주로 올라갔던 공식 SNS에도 본격적으로 동물복지 전반에 관한 글, 전시용 동물의 실태, 숙주동물에 대한 정보글 등 업로드되는 게시글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또한 동아리 굿즈 제작 과정에서도 고양이에 한정되지 않고 타 동물의 이미지를 활용하자는 의견을 수렴하여 보다 다양한 굿즈가 제작될 예정입니다.
한편 교내 길고양이 돌봄 활동, 도토리 저금통 사업 등 기존에 진행하던 활동들은 변함없이 진행됩니다. 기존활동의 축소 없이 보다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을 통해 동그라미를 알릴 계획입니다.

▲캠퍼스안에 서식하고있는 다람쥐와 청설모를 보호하기위해 설치한 도토리 저금통
Q. 바뀐 동아리명으로 활동하는 첫 해인 2020학년도 동그라미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진심이 담긴 작은 행동이 모이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모든 생명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갈 길은 멀지만, 우리 주변 동물들의 행복권을 보장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면 모두가 행복한 미래에 한걸음 빨리 도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동그라미는 서울과기대 동물권 동아리로서 일차적으로 교내 동물복지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교내 동물들과 구성원 모두의 평화를 위해 TNR을 통한 길고양이 개체 수 유지, 깨끗한 교내 환경과 길고양이 복지를 위한 급식소 운영, 겨울철 동물들의 소중한 식량 보호를 위한 도토리 저금통 운영, 동물권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등을 진행할 것입니다.
나아가 대학별 동물권 동아리 또는 교내 길고양이 돌봄 동아리, 동물단체 등과 연합하여 재개발 지역 서식 동물 구조, 캠페인 등 대외적인 활동을 통해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청년들의 바람을 지역사회에 전달하고, 더욱 향상된 수준의 동물권 인식을 전파하는 것이 저희 동그라미의 목표입니다.

▲동그라미의 동아리 신입 부원 모집 포스터
Q. 활동을 앞두고 우려되는 사항은 무엇인가요?
여느 권리 운동이 그렇듯 동물권 운동에도 많은 반대자가 존재합니다. 한 예시로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행위가 고양이의 개체 수 증가와 관련 있다고 생각하여 반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길고양이 급식소는 TNR사업과 병행되어 운영되기 때문에 개체 수 증가와 무관합니다.)
이미 마음의 문을 닫은 채 바라보는 이들을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저희 동그라미는 언제나 동아리의 목적을 잊지 않고 서울과기대의 성숙한 의식 고양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우리 학교에는 학우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미니라는 소중한 고양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 곳곳을 좀 더 둘러보면 체다, 고다, 영일이, 영석이, 코스, 유자 등 미니만큼 예쁜 곽냥이들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교내를 한적히 걷다 보면 부스럭부스럭 바쁘게 뛰어다니는 귀여운 청설모와 다람쥐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학교는 인간을 비롯하여 다양하고 소중한 동물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어디를 가든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인간뿐만 아닌 수많은 생명으로 구성된 이 세상을 우리는 어쩌면 너무나 이기적으로 살아왔는지 모릅니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옆의 작은 존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이 어떨까요?

▲서울과기대 대표 고양이 '미니'